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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Ruth & Alex, 2016) 영화 후기 (Feat. 부부의날)

안녕하세요, 오늘 이야기할 영화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입니다. 부부의 날을 맞아서 영화를 보려고 했는데 조금 늦게 보게 되었어요. 조금 늦었지만, 부부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에 날짜가 중요하지 않죠. 주말에 부부가 함께 보기에 좋은 영화였습니다. 벌써 개봉한 지 7년 정도가 지난 영화이며, 왓챠를 통해서 볼 수 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왓챠 감성에 잘 어울리는 영화네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영화는 주인공 노부부(모건프리먼, 다이앤 키튼)가 이사를 결심하면서 시작합니다. 부부의 나이는 들어가고, 엘리베이터가 없는 집에서 사는 일이 쉽지 않죠. 엘리베이터가 있는 집에서 살기 위해 이사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충분히 고민하지 못했지만, 수수료를 얻기 위해 거래를 부추기는 부동산 관계자인 친척 동생에게 떠밀려 집을 내놓게 되죠. 그 과정에서 겪는 크고 작은 에피소드들을 다룹니다. 잔잔하게 말년 부부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죠.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며]

부부는 어떤 의미일까요. 혼자가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젊을 때는 사실 혼자가 편합니다.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나이가 들면 달라지죠. 많던 친구들도 사라지고, 혼자서 척척 해내던 것도 힘겨워집니다. 그러면 부부는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갑니다. 애틋해지고 절실해집니다.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에서 등장하는 노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먼저 서로에게 논의합니다. 그리고 의지하죠. 부부란 그렇게 의지해나가는 것인가 봅니다.

 

[노인에 대한 사회의 시선]

영화에서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은연중에 노인을 깔보는 시선을 보여줍니다. 그게 부부가 서로를 의지해야 함을 보여주기 위한 장치인지도 모르겠지만 조금 씁쓸하고 아쉽습니다. 현실이니까요. 노인에 대한 사회의 시선은 그다지 곱지 않습니다. 그들이 무언가를 잘 해내리라는 기대를 하지 않죠. 아이러니하게 노인을 무시하는 우리들 모두가 노인이 됩니다. 그리고 그 시간은 생각보다 얼마 남지 않았죠.

 

곧 노인이 될 사람들이 노인을 무시합니다. 사회적인 문제입니다.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쉽게 답이 나오지 않습니다. 영화의 주제와는 별개로 나이가 들어가는 것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나이가 들면 돈이 많아야 한다]

주인공 부부는 아주 부유하지는 않지만, 집을 살 수 있을 정도의 재산이 있습니다. 자식은 없고 키우는 강아지가 한 마리 있습니다. 자식이 있는 경우나 없는 경우 마찬가지겠지만, 나이가 들면 돈이 필요합니다. 젊을 때도 돈이 필요하지만, 나이가 들면 더 돈이 필요합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이 든 사람에게 사회의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은근한 홀대를 합니다. 제가 노인이 되었을 때는 대놓고 홀대를 할지도 모르겠네요. 그렇지만 돈이 있는, 힘이 있는 노인은 홀대받지 않습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더 돈이 필요합니다. 지금 젊은 세대가 그래서 그렇게 돈에 집착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당장이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의 나를 위해서, 노인이 되었을 나를 위해 돈을 모으는 것이죠. 씁쓸하지만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입니다.

 

[부부는 추억을 쌓아가는 것]

영화는 노부부의 지금의 삶과 젊은 시절을 번갈아보며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그리고 젊은 시절의 추억은 현재에 영향을 미치죠. 집을 사야 해서 돈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만만치 않은 강아지의 수술비를 기꺼이 지출하기로 결심하죠. 그 강아지에게는 노부부의 추억이 깃들어 있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포기할 수 없는 강아지입니다. 그렇게 부부는 40년 간의 추억을 함께 했습니다. 부부로서 많은 것을 함께 해냈습니다. 많은 것을 이겨냈습니다.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

부부란 무엇인가, 나이가 들었을 때는 서로가 서로에게 어떤 의미가 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천년만년 지금과 같을 수는 없습니다. 사람은 늙고, 상황은 변합니다. 그럴수록 부부는 중요합니다. 부부의 날에 보면 더욱 의미 있을 영화, 그리고 부부의 날이 아니더라도 부부가 함께 보면 좋을 영화, '브루클린의 멋진 주말'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긴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