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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바웃타임(About Time 2013), 다시봐도 좋은 영화

현대인은 바쁘다. 이것도 해야 하고, 저것도 해야 한다. 그럭저럭 할 일들을 끝내고 주말에 여유 시간을 만들었다.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아직 못 본 영화를 볼 수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봤던 영화 중에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골랐다. 오늘의 영화는 바로 '어바웃타임'. 가장 잘 만든 타임슬립 영화가 아닐까 싶다.

어바웃타임


바쁘게 살고 있지만, 하루하루가 무의미하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요즘이었다. 그렇기에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찰지게 풀어내는 영화 '어바웃타임'이 더욱 눈에 들어왔다. 영화를 다 보고 난 이후의 한줄평은 "역시는 역시"다. 기대했던 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나에게 청량한 기분을 선사했다. 단순하지만 소중한 교훈을 울림 있게  전달한다. 적절한 위트가 섞여있는 센스 있다. 더할 나위 없다.

영화를 보고 마음속에 전해진 파동은 크다. 그렇지만, 그에 대한 이야기를 장황하게 풀어내기보다는 가볍게  쓱싹쓱싹 적어보고자 한다. 워낙 좋은 영화이기 때문에 아마 많은 사람들이 봤을 것이다. 그리고 이 후기는 그저 당신이 이미 느꼈던 그 감동을 살짝 자극하는 정도의 역할을 해내길 바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새로움을 전해주기보다는, 익숙한 것을 새롭게 느끼는데 도움을 주는 글을 되면 좋겠다.

어바웃타임


[영화는 '가족'이 중심, 그러나 우리는 모두 다르다]

영화의 첫 장면은 주인공이 가족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영화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이라는 소재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사실 그 이야기의 중심에는 항상 가족이 있다. 가족을 구하기 위해, 가족이 될 사람을 만나기 위해, 가족과 조금 더 함께 하기 위해 그 능력을 활용한다. 

영화를 볼 때는 한 없이 공감하며 봤지만, 이는 사실 현실 세계와는 다르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누군가에게는 가족이 행복을 의미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겐 가족이 오로지 행복만을 의미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영화에서 말하는 행복을 무조건 가족에서 찾아야 하는 건 아니다. 가족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는데, 그에게 가족을 통해 행복을 얻으라고 강요한다는 것은 조금 과장해서 일종의 폭력일 수도 있다.

영화에서는 시간여행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그로부터 오는 행복에 대해 말하지만, 사실 행복의 중심 주제는 꼭 가족이 아니어도 괜찮다. 다양성이 존중받는 시대에 살고 있고, 누가 무엇으로 행복을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다. "무엇으로부터 행복을 얻을 것인가"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어바웃타임

 

[지금이 제일 중요해]

영화는 흥미로운 소재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그리고 마지막 즈음에 영화는 시간 여행을 하는 주인공을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나 책이 주는 대부분의 교훈처럼, '어바웃타임' 역시 새로운 깨달음을 제시하기보다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해 깊은 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영화는 시간을 돌리는 능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Present(지금, 현재)'에 얼마나 충실하게 보내는지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주인공은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일상적인 하루를 반복해서 살아보고, 매 순간 어떤 태도로 임했느냐에 따라 행복의 척도가 달라지는 경험을 보여준다. 하루를 다르게 만드는 것은 결국 순간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시간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렇지만, 순간의 태도에 따라 인생의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알고  있다. 우리의 인생을 통해, 혹은 다른 사람의 삶을 통해 이미 여러 번 경험했다. 중요한 것은 이 알고 있는 것을 통해서 매사에 충실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 현실에서는 존재할 수 없지만, 영화 속에 나오는 능력은 꽤나 탐난다. 무려 시간여행의 능력이다. 탐나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능력이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할까? 살면서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참 많았다. 조금 더 어린 시점이면 무조건 "돈"과 관련한 일을 하기 위해 능력을 사용할 것 같다. 그렇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다. 능력을 사용하는 첫 번째 기준이 돈은 아닐 것 같다.

아마 첫 번째 기준은 "행복"일 것이다. 지금의 나는 돈이 있어야 행복할 수 있다. 그렇기에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능력을 사용할 것이다. 그렇지만, 돈보다 더 큰 가치의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나는 그것을 위해 능력을 활용할 것이다. 무조건 적인 돈을 탐하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위한 준비물로써 돈을 마련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돈"보다 "행복"이 더 우선순위에 있고,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나이가 들면서 변한 부분이다. 돈을 위해서라면 주말과 야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려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행복이 최우선 가치가 되었다. 

어바웃타임

 



다시 보고 싶은 영화를 찾고 있다면, 과감히 '어바웃타임'을 추천한다. 벌써 10년도 더 된 영화지만, 여전히 당신에게 좋은 시간을 선사해 줄 수 있는 훌륭한 영화다.